내.가.거.기.로.갈.게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이렇게 말할 사람이 있다면.
이둘중에 하나의 물음에라도 답변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면 그답변의 그 사람도, 답변을 할수 있는 그 사람도 참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지금, 나 또한 그러한 사람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진정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 내 아픔,기쁨, 행복을 같이 나눌수 있는 사람, 누군가의 따뜻한 목소리가 필요해 전화를 걸었을 때 말하지 않아도 위안이 되는 그런 사람을 말이다.
신경숙 작가님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읽는 동안 참 마음이 아팠다.
윤, 명서, 미루, 단이 그리고 윤교수님 까지...
이책의 등장인물들은 그들 한명 한명 자신들만의 아픔, 고통을 가지고 있다. 윤과 단이 명서와 미루는 서로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소통하며 살다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타인이었던 사람들과 나누면서 그들은 가까워진다.그리고 그들의 정신적인 스승인 윤교수까지...
그들은 그렇게 서로에게 의지하고 위안을 받는다.
그들은 모두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 같은 동아줄을 타고 위태롭게 올라가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은 삶의 희망을 조금씩 발견해 나가고 조금씩 웃게 된다. 그렇게 그들의 해피엔딩을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내려갔지만 모든 책들이 그렇고, 삶이 그렇듯 완벽한 해피엔딩은 존재하지 않았다. 미루와 단이는 각자의 슬픔을 안고 그렇게 떠나 버린다.
옆에 존재하던 아니, 그들이 존재하므로써 진짜 존재할수 있었던 남은자들은 의지했던 사람의 부재에 대하여 인정할 수 없었고, 그러한 슬픔을 또 다시 자신만의 세계로 봉인 시켰다. 그렇게 그들은 헤어졌다.
오랜시간이 흐른뒤.. 다시 울린 전화벨에서는 아무렇지않게, 몇년만에 전화한 사람이라고는 볼 수 없는 물음과 함께 윤교수님의 임종이 임박햇음을 알리고 그 일로 윤과 명서는 다시 만난다.
오랜시간이 흘렀다고 그들의 서로에 대한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들은 자신들이 함께 겪은 슬픈 일들로 인해 상대방을 가둬두고 싶지 않아 떠났을 뿐이었다. 오히려 그 떨어져 지낸 시간들로 인해 그들은 서로의 존재에 대해 감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윤은 우연히 발견한 명서의 메모 밑에 이렇전 적는다.
내.가.거.기.로.갈.게